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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20191010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 3분기 실적발표 시즌, 실적 확인 시 유의해야 할 분기보고서

by 핀비즈 2019. 10. 14.

2019년 10월 10일

3분기 실적발표 시즌, 실적 확인 시 유의해야 할 분기보고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85] 삼성전자 등을 필두로 2019년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시 도래했다. 상장기업들이 발표하는 3분기 보고서에는 (1) 7~9월 3개월간의 경영 성과(2) 1~9월 9개월간의 누적 경영 성과, 그리고 그로 인한 (3) 재무상태의 변화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경영 성과는 아래와 같다.

잠정실적으로서 7조7000억원의 영업이익62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상세한 실적과 재무 상태는 3분기 분기보고서에 회계법인에 검토 받는 재무제표가 온전히 공시될 것이다.
(아직 온전한게 아니란말임?)


그런데 회사가 말한 듯 동 정보는 잠정치로서 향후 확정치와는 달라질 수 있다. 3개월마다 이 회사의 실적을 검토 또는 감사하는 회계법인의 검토 결과 일부 회계처리가 수정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정치만 보지 않고 최종 검토와 감사를 받은 후의 보고서 숫자를 다시 한번 꼭 투자자들은 체크해 보아야 한다. (아 잠정치..)

하지만 회사가 잠정실적만을 발표하고 회계법인에 검토 또는 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장기업들이 있다. 자산 규모가 5000억원 미만인 상장기업들은 반기 검토와 연말 감사를 받을 의무는 있지만 1분기와 3분기의 검토 의무는 면제된다. 따라서 회사가 자체적으로 결산 및 발표한 잠정 실적이 이번에 나오는 3분기 보고서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숫자를 있는 그대로 믿어도 될까.

물론 대부분 기업은 회계법인에 검토받지 않은 3분기 실적을 있는 그대로 회계기준에 맞추어 성실하게 작성하여 보고할 것이다. 그러나 간혹 분기에는 회계검토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악용하여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결국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기업들이 종종 나타난다.

2017년 3분기 보고서에 위와 같이 경영 성과를 보고한 기업이 있었다. 동 회사는 2017년 2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기업이었다. 그런데 3분기에만 영업이익을 45억원 이상 달성하며 9개월 누적 영업이익이 단번에 흑자로 전환하게 된다.

주식시장에서는 이 회사에 환호했고, 주가는 급등하였으며 심지어 동 회사는 주식시장의 많은 투자자에게 새롭게 출시한 신제품이 글로벌 회사에 납품되기 시작하며 경영 성과가 대폭 개선된다고 홍보까지 하였다. 동시에 미래 경영 성과 개선을 위한 투자 확대를 위해 사용한다며 은행에서 대출받거나 많은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받았다. 특히 이 경영 성과를 발표한 후 주목받으며 375억원이라는 큰 자금의 유상증자도 성공했다.

유상증자 성공(2017년 12월) 직후 회사는 1년치 연말결산 자료에 대해 회계법인에 감사를 받았다. 그 결과 회사의 자금 사용과 관련된 문제점과 다양한 회계적인 문제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그 즉시 거래가 정지 된 후 결과적으로 2019년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정리하자면 지속적인 적자기업이 갑자기 회계검토를 받지 않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흑자를 발표하고, 주가가 급등한 사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조달받았다. 그리고 불과 3개월이 되지 않아 회삿돈과 최근 조달받은 유상증자대금 등의 집행과 회계적인 문제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상장폐지된 것이다.

자산 규모 5000억원 미만인 상장기업은 회계법인에 분기검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상장기업들이 분기 검토를 받지 않으므로 무조건 경영 성과를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검토받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실적의 신뢰성이 다르므로 만약 회계검토를 받지 않은 기업의 1분기나 3분기 실적을 판단할 땐 더욱 정성들여 꼼꼼히 파악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익성이 좋지 않던 기업이 검토를 받지 않는 1분기나 3분기에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경영 성과를 보고한다면, 놀라운 성과에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엄청난 실적의 이유를 반드시 꼼꼼히 확인하여 투자자로서 위험을 줄이고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병철 회계사]

※최병철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며 회계감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회계와 자본시장 연구를 수행함과 동시에 대학생, 기업 실무자, 금융권, 법조인, 언론인 등 다양한 사람에게 회계와 재무제표 실무교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회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저서로는 '개미 마인드: 재무제표로 주식 투자하라'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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